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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4 01:06

고마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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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동북아평화연대 이사, 어울림주말학교 교장


2014년 한해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해마다 이맘때면 한해를 돌아보며 고마웠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12월13일 저녁 구로도서관에서 어울림주말학교 후원의 밤 행사가 있었다. 사회자는 대본에도 없는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주말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냐고. 잠깐 머뭇거렸지만, 순간 주말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분들이 얼굴이 떠올랐다.

작년 이맘때 동북아평화연대에 A4 한 장의 2015년 사업계획을 낸 적 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직접 발표했었는데 그때 나는 마음속 깊이 새겨둔 사람 한분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혹여 사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뜻을 갖고 시작하는 사업임을 밝혔다. 그분은 바로 이상설 선생이다. 내가 이상설 선생을 알게 된 것은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논문 준비를 하면서다. 이상설 선생이 중국조선족학교의 시조(始祖)인 서전서숙 설립자다. 서전서숙을 시작으로 중국에 우리의 글을 가르치는 조선족학교가 1,500여개까지 설립되었다. 그런 학교들이 80년대부터 하나 둘씩 줄더니 현재 300개도 남지 않았단다. 점점 위축되고 있는 조선족학교를 재건할 방법은 없을까. 지금도 이상설 선생이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설 선생 관련 서적을 통해 조금이나마 교육의 영혼을 얻었다. 100년 전 이곳에서 가져갔던 교육의 불씨를 넘겨받은 기분이다. 다시 이곳에서 조선족 교육 재건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현재 한국에는 80만 중국동포가 살고 있다. 중국 조선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교사들도 적지 않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동포 교사들에게 물었다. 한국에서 동포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어떠냐고.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자원봉사라도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문제는 교실이다. 아이들이 공부할 교실을 확보하지 못했다.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영등포나 구로에는 워낙 집값이 비싸 시설을 임대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고민을 ‘자랑’하며 다니던 중 어느 날 구로도서관과 연계되었다. 서울시 교육청 산하 기관이라 더 든든했고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정부기관이라 특정 민간단체에 장기적으로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다. 사업실적도 화려하지 않는 중국동포교사협회에서 내민 제안서는 종잇조각에 불과했다. 두 달이 지났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결재는 늦었지만 드디어 구로도서관에서 주말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 지면을 빌어 구로도서관의 이명하 관장님과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특히 중국어를 배워가며 중국동포 자녀 교육을 위한 어울림주말학교에 헌신해주신 김석현 과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난 한 해 동안 어울림 주말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주말학교 학생들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도서관에 나와 선생님들과 함께 한국어, 중국어, 한국문화, 중국문화를 열심히 배워가고 있다. 그들을 볼 때마다 조선족 교육이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주말학교에 보내준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울림 주말학교의 시작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2015년에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은, 기부천사들의 덕분이다. 지금까지 기부된 금액은 2500만원 훌쩍 넘었다. 대부분 중국동포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해주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연변교육출판사 등 기관에서는 교재 및 교육기자재를 지원해주기도 하였다.

12월13일 주말학교 후원의 밤 행사에서 사회자는 내게 물었다. ‘주말학교는 나에게 있어 어떤 의미인가?’
어울림 주말학교!! 나에게 있어 제3의 인생이다. 첫 번째 인생은 중국에서의 교사 3년, 두 번째 인생은 한국에서 10년 공부. 그리고 지금 주말학교에서 3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어울림 주말학교는 나에게 교육의 행복을 만끽하게 한 주인공이다. 주말학교를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상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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