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가 춥다고 하였는데...
그동안 순야센은 눈 구경하기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 이번주는 간밤에 눈이 실컷 내렸습니다.
하얗게 덮힐 정도로.....
움직일 길도 내야하고 날씨도 더 추워졌지만
그래도 겨울은 눈이 와야 아름답지 않습니까?
저는 그동안 쌓인 업무와 정체되어있는 듯한
답답함에 인적 없는 눈 쌓인 벌판을 마냥 걸어갔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녀석도 만나게 되었네요^^
여우 아닌가요? 저는 잘 모르겠는뎅...
-서산(西山)대사의 禪시-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불수호난행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이 만큼 넓은 벌판에서 발을 눈속에 묻어가며 돌아다니다는데
사람이라곤 없고 가끔 인적에 놀란 꿩들과 숲에 사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백은 많이 있지만 그 여백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정말로 지금 남기는 내 발자국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지는 않은지...
이젠 머리를 맑게 할 신선한 바람이 제게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이상 순얏센에서 빠벨 이었습니다.
글쓴이 : 연해주 자원활동가 이평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