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10> 수벽치기 워크샵

by 관리자 posted Nov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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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연해주를 방문했던 대안학교 학생들과 러시아 친구들
 
 어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모여 무슨 일을 같이 한다는 것, 각자가 지녔던 외로움들을 다시 만나는 반가움으로 펼쳐내는 일은 어찌보면 꽤 소중한 것도 같습니다. 만일 이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매듭지음과 뒷풀이, 그리고 그리움의 과정이 없다고 한다면 삶이란 참 밋밋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누굴까요 이 친구들은?
 
 언제나 온유하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것도 좋겠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달고 쓴 감정의 굴곡을 타는 것,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리를 틀고 명상을 하다가도 사람 생각이 나고, 가슴 뛰는 생각이 나, 엉덩이가 들썩들썩거리는 것은 아직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인 것 같습니다.  더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 속에 저 친구들 처럼....
 
 만남의 형식과 틀은 과잉이 되면 관계가 도식적으로 변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만남의 형식과 틀을 무시하면 그만큼 의미있는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제 또래 세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형식과 틀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시기에 자라왔던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그만큼 사람과 사람이 관계맺는 시간의 속도는 빨라지고, 공간은 다차원적으로 질적 변화가 왔기 때문입니다.
 


관절염에 좋다는 무릎 두드리기, 몸에 좋다고 하니 손에 속도가 붙던데요
 
노래라도 부르려면 멍석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그래도 멍석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낡은 멍석도 깔아보고 새 멍석도 깔아보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멍석을 찾는 노력, 그래도 그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자원봉사자 워크샾도 어찌보면 이리저리 멍석찾는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수업을 위해 스스로 만든 한복 바지를 입고 나온 평록이형, 이 바지 자세 잘 나옵니다 ㅋ
 
 이번 주는 수벽치기라는 멍석을 깔아보았습니다. 항상 멍석을 깔고 사람을 기다릴 때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까, 그리고 사람들이 과연 이 멍석에서 편안하게 쉬고 놀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색을 안하려고 해도 계속 헛기침이 나고 이리저리 배회하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겠죠? 수벽치기를 맡아서 진행하는 평록이형의 모습에서도 그런 것을 찾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일요일 늦잠을 포기하고 나온 새임과 산하
 
 다행히도 이번 수벽치기에는 휴일 단잠을 좋아하는 새임과 산하도 나오고, 산하 어머님도 나와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의하는 사람들은 아마 알 것입니다. 사람들 하나 둘 들어오는  것이 강의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수벽 8세 동작
 
 수벽치기는 우리나라 전통무예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치는 동작(주로 손뼉)을 통해서 몸과 마음의 밝은 중심을 잡고 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활법 무예로 새롭게 현대화되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무예 중 하나입니다. 기타 다른 무예와 달리 상호간의 대련을 금기시하고 몸을 단련을 함에 있어서도 주변대상물(돌과 나무 등)을 이용하기 보다는 대부분 자신의 몸과 몸을 부딪히면서 수련을 하고, 물과 같은 자연의 부드러운 힘을 빌려, 강함과 부드러움을 몸에 깃들게 하는 수련이 위주입니다.  신한승 옹을 통해 전승되어  현재는 육태안 선생님을 통해 보급되고 있습니다.  설명이 어렵긴 어렵네요.자세한 것은 나중에 자료실에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직접 몸을 움직여 직접 그 효험을 느끼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한번만 보면 따라하기 쉬우니까 시간을 내어 한번 배워보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기를 연구하는 정우와 태희의 모습, 결국은 장풍을 만들고 있었음
 
 워크샾을 진행하니 모두들 한 자세가 나오는 것이 제법 멋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내 장난기가 발동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산만하면서도 차분하게 이번 수벽치기 워크샾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수벽치기를 러시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인것 같네요. 말도 안 통하니 쉽게 멍석을  쉽게 깔아 보기도 어렵고, 도대체 러시아 사람들은 이 생뚱맞은 동작들을 어떻게 바라볼지,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내용이 두서 없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하여간 내면의 밝음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될 거라는 예감이 있습니다. 수벽치기가 그 밝음을 드러내고 내 안에 든든하게 자리잡게 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느낌도 있구요.
 
 그 밝음으로 모든 일을 처신하는 것이 어떤 정치적인 논리보다도 앞서는 그런 시대를 희망해 봅니다. 이만 줄입니다. 
 
 
                                      
                                                                                                             

수벽치기 로고  
 
글쓴이 : 유라 (동북아평화연대 연해주사무국 간사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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