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7일, 항상 불어대던 바람도 없고 화창한 봄 날. 우수리스크 ‘꺼지지 않는 불꽃’ 광장에는 한국인, 고려인, 러시아인들이 손에는 꽃을 두 송이씩 들고 모였습니다. 87년 전인 1920년 4월 4일과 5일에 걸친 일본군의 학살에 희생된 조선인과 러시아인을 추모하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 개최되는 한국과 러시아의 합동 추모행사 입니다. 러시아 국가와 애국가가 울리며 추모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수리스크 부시장, 고려인 단체장 대표,당시 희생된 최재형선생의 손자, 한국영사관의 총영사 등많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고난을 함께 한 양국간의 협력 증대 등을 연설하였습니다.최재형선생의 손자는 이 행사를 위해 모스크바에서 왔습니다. 연설 중간에는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공연도 있었습니다.러시아 무용단과 아리랑 가무단이춤으로 당시의 아픔을 가슴이 찡하도록 전해 주었습니다.‘아리랑 가무단’은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배경음악으로 공연을 하였습니다. 40분 남짓한 추모 행사는의장대 3발의 총성에 이은 헌화로 끝이 났다.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부분모두 3번 러시아 국가와 애국가가 함께 연주되었습니다.우수리스크의 광장에서 듣는 애국가는한국의 행사에서 듣고 부르던 애국가와는다른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6개 마을에 운영중인 마을센터에서 활동중인 자원활동가들도모두 행사에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다음날인 8일은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를 추진한반병률 교수, 부인 김보희 교수, 최재형선생의 손자와 함께당시 지도자들이 처형된 곳으로 기록된 장소와 활동 공간들을 찾아 다녔습니다.반병률 교수의 부인 김보희 교수는고려인들이 부르던 노래들을 몇 년간에 걸쳐 채록, 채보하여고려인들의 노래를 통한 정체성을 연구하여 음악 인류학 분야 박사를 받고노래집(‘잊혀진 고려인의 노래’)을 펴낸 고려인들의 가까운 벗입니다. 글쓴이 : 장 민 석 (연해주 고려인 농업정착 지원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