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25> 연해주 소리놀이터로 놀러오세요..

by 관리자 posted Nov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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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동북아평화베이스 캠프를 통해서 연해주 순야센 센터에 작은 소리놀이터를
 
노리단과 같이 만들 예정입니다. 연해주 광야에 만들어서 설치될 악기들을 소개합니다.
 
소동이라는 악기에요..소리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두둥을 소개합니다..
 

두둥은 파란 색깔의 플라스틱 화공약품 통을 가지고 만든다. 이 통은 위험표시가 붙은 채 화공약품을 담는 데 쓰이다가 일명 짬밥통으로 쓰이기도 하고 쓰레기통이 되기도 하면서 담긴 내용물에 따라 쓰임새도 무척 달라진다. 이 통을 구해 안을 깨끗이 비워내고 아랫부분에 구멍을 내서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게 만들었다. 두둥은 우리가 두둥을 칠 때마다 자신이 원래 갖고 있던 소리를 들려준다.

 

‘두드리는 천둥소리’같다고 해서 두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두둥은 박자를 이끌고 다른 악기의 소리를 감싸주는 드럼과 비슷한 구실을 한다. 두둥은 채 머리의 재질을 바꾸거나 채 손잡이로 칠 때마다 다른 느낌의 소리를 낼 수 있다. 또한 두둥의 중심부와 주변부마다 소리가 다르고 통 옆을 쳐서 다른 소리를 내기도 한다. 통옆에 조율한 작은 두둥을 여러 개 빙 둘러 붙여서 폭넓은 음을 내기도 한다.

 

우리는 두둥의 큰 소리를 다양하게 들어보고 두둥의 큰 모양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형하면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우리는 이제 누구나 음식점에 들어가면 다양한 재질의 빈 그릇부터 여기저기 두드려보고 다양한 소리를 들어본다. 소리도 크기도 어느 정도 되는 두둥을 통해 소리와 모양을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용기들의 소리와 모양에 대해서도 언제 어디서든 연구와 학습을 하게 되었다.

 

챙챙이란 악기에요..
 
 

다음은 고몽....
 

고몽은 나무로 만든다. ‘오래된 나무의 꿈’이란 뜻을 가진 고몽은 나무의 울림을 갖고 있다. 공사장에서 받침목으로 쓰는 나왕 조각을 가지고 다듬어서 고몽의 울림을 만든다. 나무 한 그루가 목재로 바뀌어 우리 곁에 와서 악기로 재탄생하기까지 걸어온 길을 더듬으며, 짙푸름 나뭇잎이 햇살에 반짝이고 시원한 바람에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떨었을 아름드리나무로 자라면서 시원하고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었을 나무의 노래가 무엇일지 상상하며 만든다.

 

특히 목재상에서 사 온 나무가 아니라, 공사장 한편에 내다버린 나무조각을 주워오거나 겨울 공사장의 드럼통에서 인부의 언 몸을 녹이는 땔감으로 모아져 있는 나무조각을 주어 오면, 그 나무가 그때까지 햇살과 바람과 비에 몸을 맡기며 꾸었을 꿈을 우리가 두드려서 다시 깨운다는 기분으로 악기를 만든다. 고몽은 그렇게 깊은 소리를 내면서도 가볍게 울리는 나무의 노래를 갖고 있다.


고몽은 흔히 마림바(marimba)라고 부른는 악기인데, 나무를 음높이에 맞춰 자르고 나무판(bar)밑에 공명관을 달아 만든다. 공명관이 길수록 울림이 길고 짧을수록 튀는 소리가 난다. 특히 톡톡 튀는 소리가 매력있다. 실리콘 수지로 만든 채로 치는데 텁텁하면서 맑은 자연의 소리를 낸다. 고몽을 세게 오랜 시간 연주하면 패이고 부스러기를 내다가 갈라진다. 감당할 만큼 하고서 숨을 거두는 것이다. 고몽만이 갖는 나무의 미덕이다.

 

 

감돌을 소개하는 데 사진이 없네요..많이들 궁금하실 꺼에요..

 

감돌은 자동차 바퀴를 지탱하는 고강도 알루미늄 맥휠(Mag wheel)로 만든다. 자동차 바퀴의 맥휠이라니, 참 고단한 인생을 살아왔을 재료다. 세워져 있을 땐 쉼 없이 굴렀을 텐데 눕혀 놓으니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렇듯 감돌은 우리와 처음 만날 때 바퀴가 아닌 듯 눕혀진 채로 있었다. 우리는 중고 맥휠을 사와서 허공에 매달아 돌리는 방법과 눕혀 놓고 돌리는 방법 등 원래의 기능대로 돌아가면서 소리를 내도록 아이디어를 모았다.


감돌은 ‘감아 도는 소리’라는 뜻인데, 가장 긴 울림을 가진 악기다. 이는 바퀴가 빨리 돌면서 내부의 소용돌이치는 소리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돌을 허공에 여러 개 매달아 놓고 마치 산사에 달린 범종을 음마다 하나씩 치며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것을 구상하기도 했지만, 공연 때는 바닥에 도자기 물레를 놓고 그 위에 고정시켜서 돌리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감돌을 치는 채는 조금 큰 실리콘 수지로 만든다. 그때마다 긴 울림을 내서 서로 소리를 간섭할 수 있기 때문에 온음 이상의 간격으로 감돌 여러 개를 만들어 사용한다. 울림을 멈출 때는 손으로 가만히 잡아준다. 감돌은 항상 누군가를, 어떤 공간을, 어떤 마음을 감싸 안고 저 멀리 달아나듯 퍼져가기 때문에 마치 석양의 노을 같은 느낌을 준다. 일종의 베이스 구실을 하기도 하는 감돌은 느린 가락을 연주할 때도 곧잘 쓰인다.

 

쉽게 만들수 있는 손악기도 소개합니다...

 

하품

 

하품은 코카콜라 페트(PET)병을 재활용해서 만든다. 코카콜라 병의 독특한 모양새 때문에 소리 또한 여타 PET병이 내는 소리와 다르다. 병을 깨끗이 씻어 말린 다음 뚜껑에 구멍을 뚫고 폐기된 자동차의 타이어 밸브를 끼운다. 이 밸브를 통해 공기를 주입해 그 압력의 차이로 음을 조정한다. 공기압이 높으면 고음이 나고 공기를 빼주면 저음이 난다. 손쉽게 음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하품의 장점이다.

 

하품은 아주 맑은 소리가 나기 때문에 ‘하늘 거품 터지는 소리’라는 뜻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양손에 하품을 들고 서로 부딪히거나 한 손에 여러 개의 하품을 들고 다른 손으로 채를 들고 치거나 맨손으로 치는 방법으로 연주한다. 흔들어서 음 떨기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고 몸벌레의 여러 동작과 어울려 연출을 꾀하기에 좋다. 투명한 PET병의 시각적 요소가 강해서 여러 사람이 동작을 맞춰 하품을 연주하면 대단히 경쾌한 느낌을 준다.

 

공기압을 통해 어떤 음도 조율할 수 있지만 여럿이 같이 연주할 때는 반음 간격을 피하고 3도 간격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또한 사람들을 모둠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음계로 조율하면 화성 진행도 가능하다. 혼자 여러 개의 하품을 들고 연주할 때는 다양한 가락을 만들 수 도 있다. 다만 음량이 작은 편이라서 대형악기와 합주를 할 때는 잘 고려해야 하며, 여럿이 다 같이 단순한 리듬으로 연주하면 겹겹으로 쌓이는 하품 소리를 크게 할 수 있다.

 

하품 연주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하품 안에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를 넣어 셰이커처럼 소리를 낼 수 있다. 하품 안에 무엇을 넣는가에 따라 소리의 질감이 달라진다. 색깔이 들어간 물을 넣어 출렁이는 소리로 하품의 독특한 효과음을 내기도 한다. 또한 겉면에 색칠을 하거나 무늬를 넣으면 새로운 느낌을 준다. 단, 라커나 페인트처럼 무거운 도료는 울림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파람

 

파람은 전선관으로 많이 쓰는 포리에스테르(PE)관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바람구멍을 내고 나무조각을 갈아서 끼우면 완성된다. 불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파도와 바람의 소리’를 닮아서 파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영어 표기는 ‘양치기의 악기’라는 뜻에서 쉐퍼드 플롯(shepherd flute)이라고 부른다. 또는 파람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화음을 이루기 때문에 하모닉 플롯(Harmonic flute)이라고도 부른다.

 

파람은 관의 길이가 조를 결정한다. 악기가 고정된 조를 가진다는 것은 하모니카나 다른 목관악기와 같다. 관이 길면 저음 중심의 조가 되고 관이 짧으면 고음 중심의 조가 된다. 파람은 불어넣은 숨의 세기에 따라 음정이 달라진다. 세게 불면 고음이, 부드럽게 불면 저음이 난다. 또는 손가락으로 관의 끝을 막아서 다른 음을 낸다. 이렇게 불면 원래 음정보다 3도 높은 음이 난다. 밀듯이 손가락으로 관의 끝을 막으면 포르타멘토(Portamento: 음과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음이 올라가거나 내려오라는 뜻)효과가 난다.

 

파람으로 합주를 할 때는 둥글게 원을 그린 다음 간단한 리듬을 분다. 두둥 같은 리듬악기와 함께 하거나 발을 구르며 리듬을 맞추면 좋다. 특정 음을 정하지 않아도 연주가 거듭되며 리듬을 맞추게 되면 화음이 되어 일종의 반주처럼 느껴진다. 파람은 혼자 연주를 하다가 여럿이 리듬을 같이 연주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파람은 전선관으로 만드는데, 주로 검은 색이지만 바닥에 까는 보일러 관으로 만들면 흰색을 얻을 수 있고 여기에 색칠을 하거나 무늬를 그려 넣을 수 있다. 또, 파람은 어떤 동작을 할 때 활처럼, 검처럼, 낚싯대처럼 여러 가지 이미지를 만드는 구실도 한다. 하품은 팬플루트처럼 두 개 이상을 잇거나 다른 재료를 붙이거나 구멍을 더 많이 내서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연해주 대자연과 함께 하는 소리놀이터에 놀러오시지 않으시겠어요?

 

악기소개는 노리단 이야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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