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8.13> 마음 그릇에 담아진 소중한 만남

by 관리자 posted Nov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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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중국독서문화캠프 소감문]

 

 양 혜 정 (한우리 독지사)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마음을 열어 진심으로 통할 수 있을까? 

걱정반 설렘반으로 연길로 향했습니다.. 

짐을 풀고 모아산 기슭에 자리잡은 백산조선족실험학교를 둘러보았어요...

산내음을 가득 안은 나무들에게 둘러싸인 운동장을 보면서 내일의 일정이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꽃마을 아이들>

소학부 아이들이 생각보다 적게 참여하여 꽃마을에 배정된 아이들은 8명이었어요.. 

첫만남의 어색함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게임을 통해 자기소개를 하였지요.. 

처음으로 자기 소개를 하게 된 남자아이가 우물우물하며 한마디 한마디를 어렵게 이어나갔습니다..

그 아이가 점심시간에 제 곁으로 와서 조용히 건넨 말이

"선생님요~ 내 조선말이 좀 서툽니다.." 였어요..

"괜찮아, 내가 중국어 못하는 것과 같잖아..!"

그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했던 말인데.. 제가 중국어를 못하는 것과 

그 아이가 조선말이 서툰것은 어쩌면 같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려왔습니다..

또 한 남자아이는 흑룡강성에서 10시간 기차타고 왔는데.. 지방 사투리가 너무 심하여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힘들어했어요..

그래서인지 자신있게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조선어는 지방마다 억양이 틀려서 소통하기가 어려워 한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일이었지요.. 될 수 있으면 조선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가 한어를 배우는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조선어로 말하기가 어려운 단어가 있으면 

친구에게 물어서라도 끝가지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어려운 언어를 가르치고 배우면서 어느덧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의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소학부 아이들은 짧은 책 한 권으로 7차시 수업을 해야했어요..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15시간, 10시간, 9시간씩 걸려서 캠프에 참가하여 빛나는 눈빛으로 수업에 참여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어요.. 약을 잘못 먹어서 아이들 곁을 잠시 지킬 수 없었던 일이

마음을 내내 무겁게 합니다.. 



일정이 끝나고 발표식이 있던 날...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미안함과 서운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은 아직도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한 민족으로서 자랑스러운 미래가 있다는 것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고,

넓은 대륙에 살면서 좁은 경험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잠시 다녀올 데가 있다면서 나간 아이가 잠시 후 캔커피 건넨 순간

아이의 마음을 끌어 안으며 이토록 고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장기자랑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던 국진이..

의사가 되어 아픈 할머니를 고쳐주고 싶다던 태현이

연예인이 꿈이라며 최신가요를 잘 불러주던 영혜

공부 잘하니? 라는 질문으로 시종일관이었던 승영이

사투리가 심해 힘들어했지만 듬직하게 반을 지켜주던 영훈이

큰 키로 모델이 되고 싶다던 초영이 

축구선수가 꿈이라며 열심히 뽈을 차던 성덕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열띤 토론을 벌이던 예령이.. 



모두 마음에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캠프였습니다.. 



벅찬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려워 세번의 시도끝에 겨우 써내려갑니다..

마음에 남는 것이 많아서 글로 표현하기가 너무나 어렵네요.. 

아이들이 정말 밝게 자라나주길 마음으로 빌겠습니다.. 

선생님들도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뵙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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