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메이칸 방문

by 관리자 posted Mar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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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메이칸 대학과 교류회를 통해 동평을 소개했습니다.  
 
  리츠메이칸 대학에서 첸칭창 교수(대만출신)와 학생 18명이 동평을 방문했습니다. 이 대학은 학생 수가 절반은 일본인 나머지 절반은 유학생인 명실상부 국제학교입니다. 이번에 동평을 방문한 계기는 현장을 방문하는 필드스터디 active learning 프로그램으로 “한국과 동북아”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여러 기관들을 방문하는데 그중 한국의 시민단체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동북아평화연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동평에 대한 소개를 요청받았는데 홍선희 대표님도 배석하여 통역과 질의응답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음은 강연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리츠메이칸대학과는 전에 부설 평화박물관에 다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토로라고 교토 근교의 마을인데 41년 군대비행장을 짓기 위해 재일동포들을 강제징용과 강제노동으로 부리면서 형성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의 주민들이 소유권 문제로 일본에서 자신들이 개척한 땅에서 쫓겨날 상황이어서 긴급하게 이 마을을 돕자는 여론이 한국에서 형성. 모금활동이 전개되었고 저희단체도 참여해서 다녀왔는데 그때 방문했던 곳이 리츠메이칸 평화박물관입니다. 그때 기억으로는 과거 침략의 역사와 피해자의 역사를 비교적 잘 드러낸 역사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 히로시마 평화박물관 등이 있지만 일본의 침략부분보다는 피해를 당한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데 충실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근처 용산에 전쟁기념관이 있습니다. 한국은 오히려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역사이야기를 많이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전에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기억이 모두 사실에 근거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최근의 뇌 과학의 발전에 따라 사람은 수없이 착각하고 그것을 믿어버린다고 하는 우리가 사실이라 믿는 것도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어떤 억압적 상황이나 권위, 혹은 의도적인 교육을 받으면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뒤틀리기 마련이고,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이 fact가 아니고 어떤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기억 혹은 조작이 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와 민족단위가 만들어낸 근대적 산물인 역사는 바로 의도적으로 국민국가에 복무하는 역사적 사실에만 집중합니다. 기억하고 싶은 역사가 있습니다. 지워버리고 싶은 역사가 있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상호간의 이러한 국가주의의 역사 인식 속에서 충돌되는 많은 문제들이 시민들 간의 갈등과 대립을 낳고 있습니다. 한일 간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역사문제, 독도 문제 등이 그러한 것이고 중국과는 동북공정 등의 문제가 그런 것들이죠. 남북 간에도 심지어 공동으로 일제에 대한에 싸웠던 독립 운동마저도 남북 간의 이해에 맞추어 과거 역사에 대해 편견과 왜곡이 있지요. 이런 것들이 내제되어 인식의 차이가 생기고 국가주의의 차원의 경계를 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각국의 일반 시민의 시각은 어떤가요? (질문) 여러분은 한중일의 시민간의 관계가 서로 평화롭다고, 사이가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시민들의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지요. 얼마 전 대만에서도 야구경기를 놓고 심한 일들이 있었죠. 역시 국민국가의 경계 속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간에 갈등을 증폭하고 쏟아 내지요. 갈등이 다시 갈등을 양산하는 공범구조(누군가를 그것을 적대적 공범관계라 하지요. (임지헌))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가 간의 갈등과 대립이 전쟁이나 무력을 통한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한다고 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의 몫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국가단위의 메커니즘이 스스로 변화하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지구촌의 문제 (특히 환경의 문제) - 일본의 후쿠시마원전, 중국의 산샤댐 등 환경, 경제, 정치 등 수많은 공동체의 문제가 국가 단위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는 것들이죠. 이런 것들이 점점 문명의 변화를 부르고 있어요. 원래 평화란 개념이 상호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자각으로부터 출발하잖아요. 이제 시민들이 국가를 넘어 자신들과 연관된 공동체의 문제를 자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굉장히 미약하지만 자기 방어를 위해서라도 점점 깨어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출발이 오늘 여러분이 이렇게 동평을 찾아오신 일이죠.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우리 동평의 활동 목표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단체가 추구하는 바와 슬로건은 “대립에서 공생으로 동북아 경계 넘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민족을 포함한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사는 평화공동체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큰 미션을 동북아의  “재외동포” 라는 프리즘을 통해 안내받았고 실천 받았습니다. 동북아에 흩어진 동포들이 중국에 200만 일본에도 100(50만) 러시아 50만, 미국 200만등 전체 재외동포의 2/3이 있습니다. 이들 동포는 모두 근대사의 산물이죠. 나라가 힘들어서 개간을 목적으로 넘어가거나, 나라를 뺏기고 땅을 뺏기고 노예처럼 살다가 살길을 찾은 사람. 만주에서 노다지를 찾으려한 사람. 독립운동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간사람. 적극적인 친일의 길을 들어서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다가 나중에 대통령까지 지내신분도 있지요. 동북아동포의 특징은 전쟁과 분단의 근세사가 만든 이산의 역사라는 점입니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남북, 동북아해외동포가 서로 고립된 섬이었습니다. 그런데 90년대부터 중국과 수교, 러시아와 수교 하면서 동북아담론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참여정부에서는 동북아중심국가론 같은 것도 이야기하고, 일본에는 강상중이나 와다하루키 선생 같은 “동아시아공동의 집”도 그러한 맥락이 닿는 논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 이미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존재가 되어버린 재외동포는 남북의 매개할 고리, 경제적으로는 경제 진출에 많은 도움을 주고, 교류와 협력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로 주목받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주국과 모국사이의 경계 속에서 왔다갔다 치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국가 간 협력이 강조되면 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지만 국가 간 갈등 속에서 어느 누구도 이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지요. 일본에서 북일 갈등이 벌어졌을 때 조선학교에 우익들의 협박과 테러가 있었지만 정작 이들을 보호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국정부는 아직 이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과 현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어요. 오히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노동력 필요하다고 데려다 쓰고, 사기피해가 생기면 나 몰라라 하고 제도적으로 불법체류가 만들어지니까 추방 시키고 그랬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재외동포를 3d에서 일하는 하류계층처럼 인식합니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박쥐라고도 하지요.

 한국의 시민운동진영의 발전이 늦기도 했습니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동북아-동포문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죠. 

 동북아평화연대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기억 디아스포라 - “재외동포” 주목합니다. 
먼저 시작은 주로 재외동포로문제로 부터 시작했어요. 한국초청 사기피해 문제, 러시아 고려인 재이주 문제, 잃어버린 문화정체성을 회복하는 문화교류, 동북아정치경제와 관련된 포럼 등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동평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한 가지는 역사를 많이 강조하니 좀 좌측에 있는 단체 아니냐. 두 번째는 굉장히 민족주의적 단체일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다 아닙니다. 우리단체의 구성원을 보면 좌우를 굉장히 넘나들면서 중도적이신 분들이 많고요, 재외동포활동을 하면서도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굉장히 경계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 속에서 흩어져버린 재외동포의 문제는 동북아의 평화와 직결되는 문제로 국가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보고 있지요. 또한 비정치 비종교 NGO로써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재외동포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일을 했습니다.
향후 10년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민족의 경계를 넘어 설수 있는 다문화 사업 시민교류, 국제연대 와 같은 활동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활동하자고 합니다.

일본도 그렇겠지만 우리도 평화교육-국제이해교육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특수성으로 들어오면 상호간의 이해가 걸립니다. 냉혹한 국제관계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고 국익도 따져야합니다. 그러다 보면 갈등이 증폭되고 정치는 이것을 이용하거나 재생산하고 국가의 장벽, 그 속에 갇혀있는 일반 시민의 상식들을 사실 넘어서기 힘든 경계입니다. 그러나 자기 안에 일고 있는 작은 장벽은 마음먹기에 따라 넘어 설 수 있습니다. 서로 타 국가, 다른 민족을 이해하면서 시민간의 교류와 협력을 진행하다 보면 우리 스스로 아시아적 정체성 동북아시민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국가적 테두리의 경계를 넘어서는 길이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시냇물의 모여 앞 물을 밀어내고 바다로 가듯이 100년이 걸리더라도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리츠메이칸 대학과 같은 곳에 다니시는 여러분은 행복한 분들이시죠. 여러분들이 자라서 동북아평화를 이끌 소중한 씨앗이 되고 나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저희 동평과 함께 한일 공동으로 중국 동북3성과 같은 곳이나 러시아 일대를 다녀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동평에서도 일본 방문기회가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리츠메이칸 대학에 방문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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