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록하는 이재갑 사진작가

by 관리자 posted Nov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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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작가>

1. '일본을 걷다' 책을 통해 맺어진 동평과의 인연

 14일, 국회의사당에서의 고려인 150주년 사진전 준비를 위해 동평을 찾은 이재갑 사진작가를 만났다.
 어떻게 동평의 회원이 되었느냐고 묻자 이 작가는 2011년 출판한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라는 책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도쿄, 오사까 등 조선인이 살아왔던 흔적지를 답사하고 책 "일본을 걷다'를 썼는데 어느 날 동평의 이상황 이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식사를 했고, 물 흐르듯이 회원이 됐죠."
 '물 흐르듯이'라는 말을 하면서 이 작가는 웃었다.  
 "어차피 다 만날 사람들이었어요. 연결고리가 없었던 거죠. 책이 매개체가 되어 동평을 만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회원이 되고나서 사진작업을 함에 있어 동평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여기 있는 분들이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저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니 프로그램을 통해 동평과 함께 일을 했는데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동평 회원이 동평 회원을 돕는 거죠."
 2012년 청년캠프인 '잇다'캠프에도 함께 활동했고 일본 지역에 답사를 다녀올 때 프로그램도 동평에서 함께 준비했다.
 이번 고려인 150주년의 마지막 환절인 '고려인, 유라시아 평화의 길을 내다' 특별전시회도 함께 준비할 만큼 동평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이 작가는  '송년의 밤' 때 회원상을 받기도 했다.

2)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

 이재갑은 사진작가다.
사진으로 역사의 흔적을 기록하는 사진작가다.
그러나 자신의 카메라로 얼마나 많은 역사흔적과 사람, 사건을 담아냈는지를 얘기하기보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별한 사진작가였다.

 "일본은 집 앞에까지 기차가 다닐 정도로 교통이 굉장히 발전한 나라지요. 어느날 저를 도왔던 재일 교포의 집을 방문한 일이 있었어요. 그 분에 '우리나라에서 일본에 끌려온 사람이 몇 명입니까'하고 물었더니  대답 대신 올 때 무엇을 타고 왔냐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기차를 타고 왔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재일교포가 허허 웃더니 '당신이 타고 온 기차의 레일 밑에 깔려 있는 계목 하나가 재일 교포 한명'이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이 작가가 알고 있는 바로는 당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은 문헌상으로 100만 명, 많게는 150만 명이었다. 그러나 재일교포의 대답은 이 작가의 생각을 순식간에 뒤집었다.

 ‘일본의 철도 계목 하나가 끌려간 조선인 한명이다.’
이 작가는 이 사실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고 했다. 도저히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3)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

이 작가는 식사 중에 김종헌 국장과 내년에 계획 중인 사진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재일동포 역사의 흔적을 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이 1탄이었다면 이제 2탄으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 싶다고 했다. 재일동포, 더 나아가 고려인, 중국동포의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이 작가는 식사 중에도 끊임없이 김 국장과 열 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작가는 왜 역사를 기록하는 사진작가로 사는 것일까?
이 질문에 이 작가는 “마냥 과거에 매달려 살 수없는 현실 때문”이라고 말한다.
“재일교포, 고려인, 중국동포 등 재외동포들의 어려운 이야기는 정리되지 않고 청산되지 않은 역사의 한부분이 지금까지 연결되어 왔기 때문이죠.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역사를 정확히 알아야 대응책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역사를 재조명하고 풀어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 작가는 잘 알고 있었다.

 “60,70년 된 오랜 역사를 지금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윗세대가 불을 붙이면 아래 세대가 불을 지피고, 그 아래 세대가 그 불을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 일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그 일을 하는 많은 사람 중의 한 명이 되고 싶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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