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임 사
도재영
생각해보면 동평 20년을 한결같이 함께 하였던 것 같습니다.
초로에 들었던 그 시절... 모두가 중국동포들의 고국방문 사기사건에 눈물을 흘렸고, 연해주 고려인들의 열악한 현실에 경악하였고, 강제이주와 이산의 아픔을 보며 다시한번 근대사의 아픈 역사를 통탄하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절 우리 모두는 팔을 걷어 부치고 동포애와 사명감으로 뛰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하였던 동평과 함께 이제 저도 백발이 성성해졌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그때와 같은데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우리는 최근 10년간은 시민단체에 닥친 차가운 환경속에서 동평은 회원들의 끈끈한 단합과 임원들의 헌신으로 견디고 헤쳐왔습니다.
우리 동평의 운동방향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초기 동포지원에서 이제는 국내입국 동포들을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방향, 그리고 2세의 교육과 동포이미지 개선 등으로 사업의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소기의 성과도 거두었다고 자평합니다.
저는 제 이사장 임기(2012~2018)중에 가장 감명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역시 2014년 고려인이주 150주년기념 유라시아 자동차랠리에서 고려인들이 차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오던 그 여름이라고 꼽겠습니다. 그것은 감동이요, 새로운 역사였습니다.
이제 그러한 역사의 장면을 기억하면서, 또한 각 행사나 사업을 꾸려 나가면서 이제는 국내인도 물론이거니와 동포들도 서서히 기부문화와 재능기부에 앞장서면서 시민사회운동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는 변화하는가 봅니다.
그리고 우리 이제 남북해빙무드와 함께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에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무거운 짐을 차기 집행부에 넘기는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오래동안 동평과 함께 고락을 한 동지이자 후배들이기에 동평을 더욱 창대한 나무로 키워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저는 여러분의 모습과, 동평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겠습니다.
사랑하는 동평과 회원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그동안 함께 하고 도와주신 임원, 사무국,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