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저는 동평 4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겠습니다.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서 운명으로 알고 받겠습니다. 저를 돌아보면 사회 첫 진출도 시민단체로 시작했으니 시민활동가로 말년도 보내라는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겠습니다. 평화예술가로 사나, 예술하는 평화활동가로 사나 제 삶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동평을 이끌고 헌신했던 이사장님들과 원로님들, 이사님과 회원님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동평은 20년 세월 참으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동북아의 동포 돕기, 유라시아 평화여행, 연해주고려인문화센터 건립 주도, 이질화된 동포사회에 다문화 공생과 나눔, 이주민 동포의 우리말 강습과 권익 대변 등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동평은 여전히 목마름니다. 저는 당면한 두가지 과제에 주력하렵니다. 정체성 재확립과 회원활동 활성화입니다. 저의 제안은 우리 역량 안에 있는 정체성을 확인하고 조직을 재편성 하자는 취지입니다. 정체성부터 확인해야 미션과 비젼이 확실히 보입니다. 저는 동평을 머리와 가슴이 같이하는 전인적 시민평화운동으로 더 진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지성과 평화감성을 균형 있게 갖추는 시민단체가 되렵니다. 

회원 조직은 수직적 핵심강화 조직에서 수평적 협동조직으로 변화를 갖자고 제안합니다. 위원회 중심 활동을 제안합니다. 각종위원회가 활동할 모임방을 개설하렵니다. 이제는 시민대중조직으로 바꿔도 될만큼 역량도 축적되고 시대도 민주국가로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다 결정되지 않은 제안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 개방적 회원 논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안에 결의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랜 정체성 혼란, 비젼의 불명확성을 끝내고 힘차게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한반도는 지구촌 마지막 냉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대입니다. 한반도의 평화국면을 더 탄탄히 하려면 강대국의 이기적 국가주의를 견제할 성숙한 시민평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날 문재인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 역할을 하게 된 배경도 한국의 성숙한 촛불시민의 평화역량 덕입니다. 한국 시민이 평화역량을 갖추는만큼 한반도는 물론 세계평화를 향도할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 갈망하며 시민평화의 묵은 과제를 풀어왔던 동평도 변화하는 이 시대에 맞게 평화의 대안을 제안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동평은 세계 전쟁과 냉전체제의 피해자로 아픔이 컸던 코리안(고려인 조선족 재일동포 남북동포)에서 평화의 길을 더 찾아가겠습니다. 

고향을 떠나 다시 정착해 살아야 했던 코리안의 정체성은 넓은 의미에서 거의 모두 디아스포라 정체성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거의 모두 식민지 전쟁과 독재의 피해로 트라우마를 이기며 상처를 딛고 꽃을 피워왔습니다. 코리안의 평화주의는 고난 이긴 상처꽃입니다.

그래서 동평은 유라시아 코리안의 정체성 재정립과 트라우마 치유에서 평화의 답을 계속 찾았는지 모릅니다. 동평이 고려인 후손들에게 정체성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아픈 역사의 현장을 평화순례 하는것도, 동북아 코리안의 상처를 근원적 성찰로 보듬는 일도, 그 후손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것도 모두 한반도 평화체제를 세우는 성숙한 평화에 밑바탕이 될것입니다.  

앞으로 동평의 경험과 준비가 한국 시민평화운동의 대합류에 한 몫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평화국면을 맞이해서 안으로는 정체성을 더 분명히 하고 밖으로는 시민단체들과 더 협동하며 가겠습니다.  

함께 동북아시민평화의 길을 열어갑시다.

함께 유라시아 평화의 길로 나갑시다.

'나의 평화'로부터 녹색평화를 꽃피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