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땅 연해주의 고려인들  
방영사 : KBS 1TV
방송일: 20030714   조회수 :  1760번 읽음  

■ 주요내용 :

60여 년만의 귀향 아버지의 땅으로...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내몰렸던 고려인들은 모진 역경 속에서도 높은 교육열과 근면한 국민성으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중앙아시아의 독립은 그들에게 또 다른 역경이 되었다. 독립국가의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하는 부담감으로 고려인들은 더 이상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이 선택 한 곳은 아버지의 땅 연해주였다.

그러나 쫓겨나듯 시작된 연해주로의 이주는 당장 하룻밤 지낼 집도 없을 정도다. 이런 그들의 곁에 재 이주 정착을 돕고있는 김승력씨(37·동북아평화연대)가 있다. 한국의 한 민간단체로부터 파견된 김승력씨(37)의 하루는 재 이주 해온 고려인들의 러시아 국적취득문제와 관련한 법률상담으로부터 시작된다. 재 이주 후 고려인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항이지만 그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던 문제를 김승력씨(37)가 나서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떠나오는 고려인들을 위해 김승력씨(37)는 매일 한 가정씩 가정방문을 하여 한국의 후원자들로부터 모아진 정착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김승력을 통해 참으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우리 민족, 고려인을 만나본다.

바람의 땅 연해주에 뿌린 씨앗

140년 전 연해주로 건너온 선조가 그러했듯 다시 돌아온 그들을 품어주는 것은 드넓은 대지였다. 98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주해온 김유리 할아버지(68)또한 대규모 농장을 경영하면서 연해주에서의 새 삶을 계획하고 있다. 김 할아버지의 농장은 플라타노프카에서 알아주는 최대 규모지만 아직 큰 수확을 거둬본 적이 없다. 한 해는 홍수로 또 한 해는 가뭄으로 매 해 농사는 실패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며느리는 집을 나갔고 사위는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김 할아버지에게 연해주 땅이 의미 있는 것은 이 곳이 다름 아닌 아버지의 고향이기 때문이란다. 김 할아버지는 올해도 마른땅에 수박과 오이를 심는다.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하여

박필립(67)할아버지는 러일전쟁에서 크게 활약한 독립운동가 박노순의 첫째아들이다. 자라면서 아버지의 독립운동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박 할아버지. 최근 블라디보스톡 전쟁 문서 보관실 에서 러일전쟁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고려인들의 숫자가 러시아 군인 못지 않음을 발견하고는 연해주의 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밝혀내려 애쓴다. 이것이 아무도 모르는 땅에 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연해주 곳곳에 흩어져있는 고려인 독립운동가 들의 무덤.
박 할아버지는 그 무덤들의 이름을 찾아주는 것이 이제 남은 후손들의 과제라고 말한다

고려인들의 미래

고려인들의 후손, 이제 그들은 당당히 러시아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적문제로 고통 당하며 멀고도 가까운 조국 한국을 바라보던 고려인들. 지금까지처럼 그들은 강하고 뿌리깊게 우리의 형제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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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협조 : (사)동북아평화연대
연출 ; 황명옥
글, 구성 : 장영미
촬영: 임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