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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순야센에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안증석 할아버지(83)와 따님이신 안클라라 아주머니 입니다.

 


 

여기 오시기 전까지 참 맘고생 몸고생을 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찌나 정정하신지... 유머감각도 많으셔서 우스개 소리도
자주 하시고 노래도 감질나게 잘 부르십니다.

 따님이신 안클라라 아주머니도 다행히 머물 장소가
마음에 드신것 같아서 저도 다소 안심이 되었습니다.

 

첫날 밤에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시다가 안에서 문이 잠겨서 
어찌 여는지를 모르셔서 한 참을 문을 두드렸는데
그 소리를 제가 듣고 가서 문을 열어드리고
한참을 문 잠그고 여는 법을 설명해 드렸답니다.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 너 아니였으면 뒷간에 갇혀서 날밤 지샐뻔 했다"
" 그래, 너 잠자지 말고 있으라!"
" 내 또 갇히면 네가 와서 문 열어야지 않겠냐?"
하시면서 유쾌하게 웃으셨습니다.

 

그 날로 신고식 비슷하게 보드카를 자꾸 권하셔서
연거푸 몇 잔을 마셨더니 아침 나절까지 머리가 띵~~하여
고생을 하였답니다.

그래 할아버지께서 밤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노래도 부르고 옛날 얘기도 해주셔서
저도 귀를 기울이며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날 밤은 깊어만 갔습니다.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들리시고 눈은 두꺼운 안경을
쓰시고도 또 돋보기를 들어야 하지만
여전히 책이나 신문등을 즐겨보시고, 라디오도 열심히
들으시고 여전히 무언가를 보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TV도 있으면 좋겠다 하시길래 미쳐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서 앞으로 빠른 시일안에 마련해 드려야 겠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순야센에 머무시는 동안 건강하시고 항상 
웃으시는 모습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 글쓴이 : 이평록 (연해주 장기 자원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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