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 Trade Day - 공정무역의 날 행사
 
동북아평화연대 시민사업팀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민정입니다. 지난 토요일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공정무역의 날 행사 참여 후기를 올립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봐 주세요! :)
 
지난 5월 8일은 어버이날이자 동시에 전 세계가 열 번째로 맞는 ‘공정무역의 날’이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공정한 거래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운동이다. 이러한 공정무역을 통해 소비자는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공정한 가격에 구매하는 기회를 얻는다. 세계공정무역기구(WFTO)는 2001년부터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을 공정무역의 날로 지정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정무역의 취지를 알리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맑고 화창한 토요일, 덕수궁 돌담길에서 개최된 공정무역의 날 페스티벌 'A Big Day for the Planet'은 아이쿱(iCOOP)생협, 아름다운커피특공대, 기아대책 행복한 나눔을 비롯한 다양한 단체의 참여로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동평에서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나도 동평 여행팀과 바리의 꿈의 홍보를 도우면서 힘을 실어주고,^^ 동시에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공정무역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경험을 하고자 이 날 행사에 참여했다. 동평의 여행팀은 대안여행네트워크에 참여하여 다른 단체의 여행팀들과 공정여행을 함께 홍보하였고, 바리의 꿈도 돌담길 나무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공정무역상품들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시에 나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바리의 꿈 부스를 세우는 일이었다. 바리의 꿈이 배정받은 자리로 테이블을 옮기고 공정무역 마크가 찍혀있는 보를 덮어씌운 후, 청시, 된장, 청국장 쿠키 등 다양한 상품을 보기 좋게 진열했다. 문제는 나무에 현수막을 매다는 일이었는데, 높은 곳에 끈을 묶고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한참 고생을 했다.

바리의 꿈 부스가 모습을 갖춘 후, 대안여행네트워크 쪽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가 하기로 결정한 이벤트를 준비, 점검하였다. 여행팀이 홍보하는 상품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여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연변을 방문하는 희망여행이어서, 홍보 방안으로 사람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러시아어 이름 써주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식 ‘쁠롭’ 시식과 그 외에 요술풍선으로 강아지 만들기, 캐리커처 그려주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대안여행네트워크에 참여한 다른 단체들도 다양한 홍보물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손수 만든 쁠롭을 가져오실 부장님을 기다리면서 다른 단체들 부스를 돌아보며 구경하였다. 커피와 초콜릿 등 공정무역상품을 홍보․판매하는 부스가 많았고, 친환경 티셔츠와 액세서리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단체도 있었다. 어떤 부스 앞에는 옷을 맞춰 입고 홍보하는 대학생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모습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게임과 체험들이 진행되고 있었고, 생산지역의 주민들이 입는 전통의상을 입고 같이 사진을 찍는 재미있는 코너도 눈에 띄었다. 공정무역이라는 긍정적인 취지에 동참한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모두들 밝고 신나는 표정이었다.  

12시에는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이 있었다. 수많은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선서를 하고 페어트레이드를 외쳤다.

오늘날의 여행은 삶의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지표이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훌륭한 학습 현장도 될 수 있다. 나아가 공정여행은 환경과 지역 주민의 삶을 모두 고려하여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로부터 각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학부모님들이 아이들 교육상 좋을 것 같다며 청소년 희망여행에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 강아지 모양 풍선을 한 손에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 추첨용지에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가던 아이, 쁠롭을 맛보고는 웃는 얼굴로 “맛있어요!” 라고 외치던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더욱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부스 맞은편에서는 오늘 하루 함께하자는 부탁에 흔쾌히 응해주신 만화가 김인배 선생님의 캐리커처 그리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하루 동안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담아가는 경험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한다. 캐리커처도 그려보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남아 홍보도 하고 구경도 더 하고 싶었는데, 특강 때문에 일찍 돌아와야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공정무역의 날 행사에 처음 참가해 보면서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되는 다양한 상품과 단체에 대해 흥미도 많이 느꼈지만,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부족한 관심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차량 통제가 안 되어 행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좁은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때문에 행사가 중간에 끊기는가 하면 구경 온 사람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내년 행사는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서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모습은 더없이 보기 좋았다. 나 또한 공정무역을 단순히 아는 것에서 벗어나, 공정무역이라는 틀 내에서 실현될 수 있는 생산자의 권리 향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 같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에 관한 관심을 갖고, 실천을 통해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자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