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마다 3.1절은 수많은 기념행사와 함께 일본이 과거를 미화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와 맞물려 수많은 시민들의 분노가 일어나는 날이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촉구하는 대통령의 담화와 함께 3.1절의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3.1운동이 일본에 대한 적개심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낮은 곳의 민초들이 들풀처럼 일어났던 그때의 역사를 우리는 과연 온전히 기억하고 제대로 기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역사로부터 반성 할 것을 기억하려 하지 않는 자들에 대한 우리만의 허공의 외침으로 그치지 않을까 무척 씁쓸하기도 합니다.    

올해 안산에서는 특별한 3.1운동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안산을 위한 안산시민 원탁회의에서 주최한  고려인과 함께하는 3.1운동 만세기념식이었습니다. 안산에만 6,000여명의 고려인들이 있음에도 그들이 느끼는 곤란과 차별에 눈뜨지 못했다고 그들에게 자랑스러운 모국이 되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언어, 피부색이 다르다 차별받지 않으며 평화로운 번영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안산의 3.1정신을 이어나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함께한 고려인은 단 한 번도 역사교육을 받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고맙다고 화답합니다.
3.1절의정신이 그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아래 “3.1절 95주년  고려인과 함께하는 3.1 선언문” 사진을 올립니다. 
 

오늘 우리는 민족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삶을 찬사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분들의 삶을 구성 하였던 사실과 기록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이로 인하여 역사적 순간들의 기쁨과 슬픔이 녹아들어간 본질적인 진실을 가슴으로 느끼기에는 너무도 먼 시간이 흘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밝혀주었던 민족 희망의 등불은 대한민국을 정의로 이끌었고 오늘 우리를 이 자리에 모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150년을 온갖 고초를 격은 고려인이라 불리는 동포들도 함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폐허를 딛고 산업화를 성공하였고 짧은 시기 민주화를 이루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근면한 민족 성질이 흐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고려인이라 불리는 6.000명의 동포들이 한 도시에서 5~7년을 온갖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고 저희는 이제야 그분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형식적 역사의식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올바른 사회를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이며 전쟁의 위기도 상시적으로 존재 합니다. 또한 정신대 할머니들의 눈물도 닦아주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일제 잔재가 도시 곳곳에 남아 있고, 여전히 안산에 3.1기념비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도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에게 이러한 사실이 던지는 질문은 무엇입니까? 쉬운 대답은 아닐 것입니다. 95년전 민족의 자유와 평화번영을 위해 들불처럼 투쟁하였던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는 것은 현재 우리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75만 안산시에는 75개 국가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고려인이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국가와 언어, 피부색이 다르다 차별받지 않으며 평화로운 번영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 2014년 지금의 3.1정신입니다.